글: 라우라 에스키벨(Laura Esquivel)
번역: 권미선
출판사: 민음사
2004.10 초판 5쇄
민음사-세계문학전집(108)

음식과 성의 관계는 지극히 깊은 머랄까 마치 에너지와 에너지원과 같은 관계이다. 그런 관계를 한 집안의 여자들의 일생을 통해 엮어둔 멕시코 여류 작가의 데뷔작..영화를 통해서 먼저 알려졌지만, 이 책을 읽을 동안은 영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영화를 본지 10년이 넘어서 영화에 관한 그 어떤 것도 생각이 나지 않아서이기도 했지만, 여자들이 주가 된 세계에 등장하는 남자들의 별 볼일 없음에 므흣하며 즐겨 보다가 영화 생각은 잊어버렸다.

역시 사랑은 뜨겁다...그리고 언젠가는 식는다. 사랑 역시도 음식과 같은 논리를 따르는 것이다. 역시 서글픈 주제다.

- 책속의 문구 -
"아시다시피 우리 몸 안에도 인을 생산할 수 있는 물질이 있어요. 그보다 더한 것도 있죠. 아직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걸 알려드릴까요? 우리 할머니는 아주 재미있는 이론을 가지고 계셨어요. 우리 모두 몸 안에 성냥갑 하나씩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혼자서는 그 성냥에 불을 당길 수 없다고 하셨죠. 방금 한 실험에서처럼 산소와 촛불의 도움이 필요한 거예요. 예를 들어 산소는 사랑하는 사람의 입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촛불은 펑 하고 성냥불을 일으킬 수 있는 음식이나 애무, 언어 소리가 되겠지요. 잠시 동안 우리는 그 강렬한 느낌에 현혹됩니다. 우리 몸안에서 따뜻한 열기가 피어오르지요. 이것은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사라지지만 나중에 다시 그 불길을 되살릴 수 있는 또 다른 폭발이 일어납니다. 사람들은 각자 살아가기 위해 자신의 불꽃을 일으켜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야만 합니다. 그 불꽃이 일면서 생기는 연소작용이 영혼을 살찌우지요. 다시 말해 불꽃은 영혼의 양식인 것입니다. 자신의 불씨를 지펴줄 원가를 제 때 찾아내지 못하면 성냥갑이 축축해져서 한 개비의 불도 지필 수 없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영혼은 육체에서 달아나 자신을 살찌워 줄 양식을 찾아 홀로 힐흑같이 어두운 곳을 헤매게 됩니다. 남겨두고 온 차갑고 힘없는 육체만이 그 양식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모르고 말입니다." [6월 성냥반죽] 중에서

"삶은 그녀에게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삶은 그녀에게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도 많은 댓가를 치러야 자기가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고, 그것도 몇 가지밖에 이룰 수 없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의 운명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더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이 싸움은 그녀 혼자서 해야만 하는 싸움이었으며, 티타에게 삶은 너무 무겁게 느껴졌다."[9월 초콜릿과 주현절 빵] 중에서

"진실 !, 진실 ! 티타, 진실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진짜 진실이야. 세상은 보는 사람의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거야" [ 10월 크림 튀김] 중에서


by kinolife 2006. 8. 15.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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