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일본, NTV 총 11부작

감 독 : 미즈타 노부오(水田伸生), 나가누마 마코토(長沼誠)
각 본 : 사카모토 유지(坂元裕二)

음악 : 레미디오스(Remedios)

 
출 연 

마츠유키 야스코(松雪泰子), 야마모토 코지(山本耕史)  
          사카이 와카나(酒井若菜), 쿠라시나 카나(倉科カナ)

타카하타 아츠코(高畑淳子), 아시다 마나(芦田愛菜)

타나카 유코(田中裕子), 오노 마치코(尾野真千子)

이치카와 미와코(市川実和子), 카와무라 요스케(川村陽介)

오토오 타쿠마(音尾琢真), 타나카 미노루(田中実)

시오미 산세이(塩見三省)


추천도, 사전 정보도 없이..포스터..음 살짝이 호기심으로 보게 된 드라마.(아래 글은 많은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입양되어 양육된 한 독신녀. 잠시 근무한 초등학교 제자 중에 엄마로부터 학대를 받는 아이를 "넌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는 말을 하며 " 도피, 사회적인 시선으로는 이른바, 유괴를 한다. 그리고 자신을 키워준 엄마에게로, 또 아이를 통해 스스로도 엄마가 되어가면서 알게된 자신을 낳아준 엄마에게로 돌아간다. 그 과정에서 세상의 많은 다양한 상황에 처한 다양한 엄마의 모습으로 '엄마' 라는 단어에 대한 다양한 동의반복이 드마라 내 지루할 틈 없이 이어진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결국 주인공은 유괴를 하는 나오도 기꺼이 유괴되는 츠구미도. 나오를 버린 하나도 나오를 키운 아츠코도..하물며, 츠구미(레나)를 버린 미치키도 아닌 이 모두를 아우르는 "엄마"였다.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미덕은 아이를 낳았든 낳지 않았던, 여자라면 엄마가 되든 되지 않든 엄마의 단계에 근접하는 사회적인 여러 엄마들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아주 유려하게 버무려 놓았다는 점이다. 다양한 존재방식만큼이나,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시선 역시도 드마라의 긴장감이나 당위성을 높이는 데 한 몫 한다. 드라마의 속도감 있는 전개나 지루하지 않은 인물 묘사..그리고 주인공의 내면을 시청자들에게 열어두는 여러가지 점들이 좋았지만, 가장 좋았던 것은 주인공을 중심으로 연결된 인물들의 개연성과 자연스러움..그 각자마다의 이야기가 꽤 설득력 있게 그려져서 재미있게 봤다. 다른 감상에 의미를 두는 것도 좋겠지만, 인물들의 면면을 다시 보는 것이 더 재미 있는 드라마였다.

 

여자 1. 나오

자신 스스로 친 어머니로부터 버려져 입양시설에 그러다 어느 부유한 집으로 입양된 이른바 고아. 하지만 성장 이후, 버려지진 않았지만 버려진 자신보다 더 비참한 아이 레나를 그냥 두지 못하고 사회적으로 보호 받지 못하는,자신이 할 수 있는 극단적이지만,아이를 구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 믿고 유괴한다. 유괴에 정당성을 지워 줄 순 없지만, 인간적으로 너무나 이해되게끔 드라마는 플롯 안에 유괴가 사건이 아니라 그녀 인생의 과정인 듯 느껴지게 하는 묘한 지점에 시청자를 데려다 놓는다.


여자 2. 레나, 혹은 츠구미

자신을 낳아주고 어렵게 키워주는 엄마지만, 남자의 눈치를 보며, 자신을 점점 버리고 있는 엄마에 대한 애증을 표현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이미 정신적으로 노쇄하고 지쳐 너무 많이 늙어버린 아이. 그러나 나오를 만나면서 다시 아이의 기쁨을 누린다. 안전하게사랑받고 싶은 아이는 엄마를 통해 자신이 여자가 되어갈 것을 그리고 어쩌면 엄마가 되어야만 하는 운명을 스스로 체득하게 될지도 모른다.


여자 3. 스즈하라 토코

어린 나오를 입양해 자신의 친딸을 두 명이나 두고도 나오를 큰 딸로 놓지 못하는 엄마.

하지만, 나오의 유괴로 자신의 친딸을 사회로부터 지키는 방법으로 파양을 선택하지만, 그것마저 실천하지 못한다. 상당히 보수적인 면을 띠고 있는 일본사회에서 유괴범의 가족이라는 타이틀을 기꺼이 감내하는 세 모녀의 끈끈함이 꽤 상식적으로 그려진다. 사회적인 시선에서 가족. 혹은 그것을 이루며 살아온 시간에 대한 예의에 대해서 충분히 숙려하게 하는 캐릭터


여자4. 모치즈키 하나

나오가 츠구미를 유괴하면서 알게 된 나오의 친엄마. 자신이 얼마나 딸을 사랑했는지를 죽음이 이르는 과정에서도 침묵으로 딸아이를 지킨다는 궁극의 운명을 보여주는 인물. 표피적으로는 딸을 버린 엄마지만, 그것만이 딸을 보호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고, 자신을 버림으로써 딸에게 인정받는 엄마라는 엄마와 딸의 관계까지 포기하고 그 이유를 끝내 말하지 않는 것으로 모성애의 극치를 보여준 인물로 드라마의 가장 큰 반전인물이었는데..처절하면서도 가슴 아프고 아름답기 까지 한 캐릭터였다. 


여자5. 미치키 히토미

레나의 엄마,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 사랑하는 여자 아이를 낳아 사랑스럽게 키웠지만, 너무 일찍 세상을 버린 남편이 없는 상태에서 이 나약한 엄마가 아이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점점 작아진다. 다른 남자를 만나 새 생활을 해 보려 하지만 자신의 딸은 그 생활에 걸림돌이 된다. 하필 새로 만난 남자는 그런 새 생활을 이어줄 그 어떤 끈도 되지 못하고..자신이 생각했던 엄마, 자신이 되고 싶었던 엄마와는 점점 더 멀어져 가는 모습에 스스로도 괴로워 한다. 자기 파괴적인 생활은 자신의 딸에게 가해지는 학대에 무심해 지는 것으로 표출이 되고, 이후 자신이 딸에게 버려졌다는 현실인식, 나오에 대한 질투로 자신의 딸 레나도, 레나를 사랑해주는 나오도 그리고 자신 까지도 모두 수렁으로 빠트린다. 자포자기 인생에 모성애는 너무 큰 짐이라는 걸 보여주는 여자


여자6.메이

결혼하기 위해 결혼하는..그리고 아이가 생기고 그 아이를 자기 삶에 어떻게 위치시키느냐 고민하는 일본의 젊은 여성의 현실적인 사고를 잘 보여주는 캐릭터, 그러나 자신의 몸 속에서 꿈틀되는 생명임을 인식하고, 평생 질투의 대상이었던 자신의 친언니가 친언니가 아니며, 입양되었던 언니는 자신의 처지와 오버랩되는 한 아이를 유괴하면서까지 엄마가 되는 모습에 자신을 되돌아본다. 가장 현실적으로 비치면서도 가장 빠른 속도로 비현실적으로 위태로운 결정을 하는 그러나 너무 이해가 되게 표현되는 캐릭터. 여자에게는 아이가 자신의 몸 속에 기생하는 생물임을 인식할 때 오는 변화가 너무 커서 여자니까 이해되고 여자라서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 커지는 캐릭터 같다.


여자는 미래의 엄마로 잉태된 존재인지도 모른다. 그것은 현대사회로 들어서면서 선택의 영역으로 이완되었지만, 그 긴장감은 보통의 여자게에는 선택 밖으로 놓이게 되는 이들이 느끼는 중암감이 작지는 않다. 엄마가 되든 엄마가 되지 않든 나이의 중압감에 시달리는 여자들에게 있어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식이든 가시밭길이 아닐 수 없다. 뭐 그렇게 따지자면 모든 존재하는 것들이 느끼는 중압감일테지만, 이 드라마는 '엄마'라는 단어 하나로 다양해지는 여자들의 삶이 얼마나 다르게 변모될 수 있는지를 몰입해서 느끼게하게 하는 드라마였다. 

 

- 드라마 내 대사 -


"난 엄마가 되지 않을거야. 아이가 불쌍하니까. 태어난다는 건 불쌍하니까..."-메이

"내가 너의 엄마가 되지 않았다면, 난 나의 엄마를 만나지(용서하지) 못했을거야..."-나오

"엄마, 날 다시 유괴해 줘요."-츠구미

"인생에는 단 하루만..기억에 남은 단 하루만 있으면 되요..."-하나



by kinolife 2013. 3. 29.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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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81분

감 독 : 마에다 테츠(前田哲)
각 본 : 이마이 마사코(今井雅子)

출 연 : 미야자키 아오이(宮崎あおい)
          카츠지 료(勝地涼)
          오오이즈미 요(大泉洋)
          하기와라 마사토(萩原聖人)
          마츠다 미유키(松田美由紀)
          토쿠이 유(徳井優)     
          마츠다 카즈사(松田一沙)     
          노무라 에리(野村恵里)     
          오오모리 나오(大森南朋)     

음 악 : 야마모토 히메코(山本姫子)
주제곡 : "炭酸水" By Whiteberry

지극히 단순한 소품영화..허리를 삐긋해서 바른 파스 떄문에 자고 일어나서 엉덩이에 꼬리가 달려버린 어느 여중생의 이야기. 파스회사에서 실수로 만든 강력 파스 덕분에 그 파스를 바른 사람들이 엉덩이에 꼬리가 달려버린다. 남들에게 말하기도 그렇고 혼자 몰래 삭히기에도 그렇고 그런 인생 일대의 고민을 지니게 된 사람들의 환타스틱한 이야기..동화보다는 만화에 가까운 소재를 잔잔하게 그려낸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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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도 모른채 허리에 꼬리가 달려버린 히카루는 좋아하는 동급생에게서 서서히 피하게 되는 자신을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말 못할 고민으로 의기소침해 진다. 그런 그녀의 고민과는 상관없이 특종을 잡는 신문사의 기자 손에 걸려서 신문에 노출이 되어 버린 히카루...그런 히카루의 고민을 언니도 덜어주려고 하지만..즐겁게 받아드리고 말기에는 고민의 깊이가 너무 크다. 히카루의 꼬리가 하나의 의상 소품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꼬리 장식을 만들어서 함께 하기도 하지만, 이내 신문에 실리는 빌미를 제공하게 되고..히카루의 고민도 깊어간다. 가족들도 모두 알게 되면서 어찌할바를 모르는 히카루..그러나 꼬리가 달리든 달리지 않았던 히카루는 히카루라는 가족의 응원에 힘입어 자신에게 꼬리가 달리게 된 것에 대해서 방송에 알리는 히카루...그 당당함에 일약 동네 스타가 된다. 언니가 만드는 여우 꼬리 소품과 옷들은 날개돋힌 듯 팔리고 온 가족이 즐거운 일로 받아들일려고 노력 한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히카루는 인간 여우로 변모 시켜 불온한 대상으로 이미지화 시킨 동네 주민들은 히카루를 같은 동네에서 함께 살 수 없는 존재로 부각시킨다. 결국 정부의 개입으로 인체 실험까지 하게 된 히카루는 자신의 젊은 인생을 이렇게 마감한다고 생각하고 순순히 응한다. 그러던 찰나 기업의 도뎍 윤리와 한 개인의 희생에 눈을 뜬 파스 회사는 이게 파스 오남용의 결과이지 인간 여우 따위는 없다는 것을 얼론에 노출하면서 히카루는 꼬리가 달렸지만 이전과 별반 다를 것 없는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다시 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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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싱겁기도 하고 우습기도 한 소재를 짧게 풀어낸 이 영화는 영화의 소재나 흥미...혹은 영화를 보는 재미 보다는 한 개인에게서 벌어지는 일을 미디어가 어떻게 대중에게 알리고 소모하는지를 그리고 그 미디어의 정보를 많은 대중들이 어떻게 이해하고 자기화 해서 받아들이는지를 끔찍하게 보여 준다는 점에서 미디어의 문제점을 폭로한다는 메세지가 더 눈에 들어 오는 영화다. 한  동네의 스타가 되었다가 다시 동네에서 몰아내야 한느 존재로 변모하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추앙해야 할 인물과 짤라내야 하는 인물에 대한 간극이 애매모호하며 집단적으로 만들어 낸 논리가 한 개인에겐 어떠한 의미가 되는지를 아주 잘 보여주는 면모가 있다. 영화의 주된 줄거리나 내용과는 어느 정도 중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주인공의 신체에서 벌어지는 변화 못지 않게 주변의 시선에 따라 이야기가 전개되고 움직이며 등장인물의 캐릭터가 거기에 따라서 반응을 한다는 점은 흥미로운 부분이다. 다른 사람의 시선과 상관없이 나와 연관되어 있는 개인을 있는 그대로 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우며..또한 그런만큼 그 일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 어느 정도는 짐작해 볼 수 있는 면이 있는 것이다.

조금은 만화같은 소재지만..충분히 볼만한 요소가 있는 소품...큰 욕심 없이 있는 그대로 담백하게 그려낸 감독의 소양도 영화를 과욕에 빠트리지 않게 하는 부분이다.
by kinolife 2008. 1. 25.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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