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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일본, 125분

감 독 : 나카에 이사무(中江功)
각 본 : 미즈하시 후미에(水橋文美江)
원 작 : 야마다 에이미(山田詠美)
 
출 연 : 야기라 유우야(柳楽優弥)
          사와지리 에리카(沢尻エリカ)
          나츠키 마리(夏木マリ)
          사에코(サエコ)  
          오오이즈미 요(大泉洋)
          키무라 료(木村了)
          하마다 가쿠(濱田岳)
          이와사 마유코(岩佐真悠子)

음 악 : 요시마타 료(吉俣良)

사랑은 언제나 지나가면 다시 다른 모습으로 나타 날태니..보다 지금의 이별에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하라..그것이 이 실연의 아픔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될테다..라고 말해주는 청춘에 대한 한 장면을 보여주는 듯한 인생 가이드 같은 영화. 그러다 보니 잔잔한 이미지만이 남아 있을 뿐 그다지 눈에 띄는 영화적인 요소나 감동적인 면이나 재미 있는 요소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영화의 분위기를 가장 많이 잡아주는 그랜드마가 가지고 있는 스산한 인생의 면모만이 영화속의 잃어버린 사랑에 대한 애잔함을 숨기듯이 전달해 주는 맛이 있을 뿐이다. 오랜 동안 말 못하고 사진으로만 간직해온 긴 사랑에 대한 숙연함을 재외하면 영화는 그냥 그저 그렇다.

영화는 간단하다. 고등학교 시절을 함께 보낸 3명의 친구. 그 중 하나는 한 여자를 만나 인생의 최고를 맛 보지만, 곧 또 다른 친구에게 애인을 빼앗겨 버리곤 정신줄을 놓아 버린다. 이미 새로운 친구를 찾아서 떠난 여자는 다시 잡을 수 없다는 충고를 해 주는 또 다른 친구는 대학 대신 자동차와 가까운 곳에서 일을 하기 위해서 주유소에서의 생활을 시작한다. 우연히 대학교 기숙가 근처에서 만난 여자 친구에게 점점 빠져 들게 되지만 그녀와의 시간은 그녀가 자신의 전 남자친구에게 버림받은 이후의 잠깐 동안의 외유에 불과했다. 친구에게 해준 충고를 스스로에게 해 주게 된 이 청춘은 사랑에 대한 씁쓸함을 곱씹으면서 성장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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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여기까지의 주된 줄거리를 바탕으로 꽤 감성적인 음악을 깔아서 청춘의 사랑에 대해 관객에게 어필한다. 예술 영화로 얼굴을 선보인 야기야 유우야와 꽤 이쁜 얼굴에 일본인들에게 꽤 인기 있는 스타인 사와지리 에리카의 조합은 꽤 씁쓸한 만남과 이별의 공식처럼 어울린다. 마치 남자가 너무 사랑해도 여자는 떠날 수 밖에 없는 설정을 그대로 공식화 해 놓은 것 같은 캐스팅이다. 꽤 이해할만한 조합엔 실제 우리 현실에는 이러한 유형의 커플들을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투박하고 착하기만 한 남자와 꽤 야시시한 여자,,그리고 그녀의 꽤 잘나갈 게 뻔한 남자 사이의 힘의 관계란 너무나 뻔한 결론을 예정해 두기 때문이다. 이 영화 역시도 그 법칙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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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40이 다 되어 가는 나에게 있어 이 영화 속의 풋풋함이란 실로 영화 속의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꽤 잔잔하지만 쓰리듯이 아프지 않고 꽤나 말랑말랑한 내용들이 츠츠 스러운 것은 영화 현실을 오가는 사랑의 법칙을 이미 너무나 많은 케이스 별로 경험하고 또 보아왔기 떄문일지도 모르겠다. 이해할 수 없는 사랑이라고 하지만 그건 내가 직접 경험을 했을 때의 경우이고 조금씩 한발을 벗어나서 보면 꽤 평이한 결론을 내재한 경우가 많다. 이 영화 속의 커플들 역시 사랑에 관한 내가 알고 있는 절대 법칙 "더 많이 사랑한 사람이 더 많이 상처 받는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랑은 그렇게 강한척 하지만 나약한 면을 동시에 탑재하고 있다. 그래서 그것이 다시 무기가 되어 자기 스스로에게 다가와 비수를 꼽는다. 주로 상대방보다 더 많이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흔히 느끼는 이 절망감은 청춘을 이겨내는 또 다른 성장통인지도 모른다.

사랑은 그저 달콤하지만은 않단다 아헤야..그렇게 니가 어른이 되는 것이지. 그렇게 가슴 한쪽이 딱딱해지는 것이 바로 어른이란다. 여러가지 생각으로
조금 씁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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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nolife 2009. 2. 19.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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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일본, 102분

영어 제목 : About Love

감독 : 시모야마 텐(下山天)
         이치엔(易智言)
         장 이바이(張一白)

각본 : 나가츠 하루코(長津晴子)

출연 : 이토 미사키(伊東美咲)
         진백림(陳柏霖)    
         카세 료(加瀬亮)
         범효훤(范曉萱)  
         츠카모토 타카시(塚本高史)  
         리 샤오루(李小璐)  
         이치카와 유이(市川由衣)  
         오오스기 렌(大杉漣)

음악 : 도이 히로노리(土井宏紀)

도쿄, 상하이, 타이베이에서 사랑 떄문에 아파하는 젊은이들에 관한 짧은 이야기를 모아둔 옴니버스 영화.

국제적인 나라에서 표류하는 젊은이의 모습들처럼 영화는 찐맛 없는 이야기 세 편이 이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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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으로 떠난 옛 남자친구의 이별 소식을 감내하지 못하는 일본의 젊은 여자.. 그 여자의 그림은 따뜻하지만 먼 동경을 담고 있다. 그런 여자를 남몰래 바라보는 대만의 유학생.  남자는 그녀에 대한 혼자만의 동경을 자신이 꿈꾸는 만화가의 작품처럼 짧은 만화로 담아 낸다. 그리고 오랜 기다림 만큼이나 우연을 가장한 만남을 통해서 자신의 기다림의 시간을 여자에게 알린다. 자신을 오랫동안 조용히 봐준 낯선 남자의 마음을 알고서야 조용히 웃을 수 있었던 여자의 얼굴엔 그제서야 웃음이 인다. 서로를 잘 알기 이전에 풋풋한 동경의 느낌이 그대로 전해지는 짧은 이야기...역시 만화같고 동화 스러운 이 짧은 이야기 역시 깊은 사랑에 대한 애틋함 보다는 건조한 감성만이 넘쳐 흐른다. 일본과 대만의 남녀가 어떤 사랑의 시작이 되던 조심스러움을 보여주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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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에서 혼자사는 여자는 자신의 방에 놓을 책장을 밤새 만들었지만 눕혀져 있는 책장을 일으키기엔 육체적으로 무리가 있다. 일본에서 온 남자에게 SOS를 치고 이 둘은 함께 책장도 옮기고 집 이곳 저곳을 함께 고친다. 책장을 옮기면서 작은 육체적인 교감이 있었지만, 여자는 아직 자신을 떠난 다른 남자를 잊지 못하고 지금 자신에게 다가오는 남자에게 거리를 둔다. 자신을 버린 남자에게 함께 간 둘은 그 여자를 떠난 남자에게 그 여자를 그리워 하느냐는 우문을 던진다. 이별은 이미 현실이었지만, 그 현실을 받아 들이지 못하는 여자의 안타까움을 그리고 있는 단편. "당신의 몸을 빌렸다. 아직도 날 떠난 남자를 못 잊고 있다"고 말하는 여자의 고백엔 잊혀지지 않고 정리되지 않는 사랑에 대한 자신의 무력감이 그대로 묻어난다. 일본과 중국의 남녀가 한자로 의사 소통하는 점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여기에 한국의 사람들이 끼어 들어간다면 어떠한 언어로 의사 소통이 가능해질까..갑자기 궁금해 지기도 했다. 아시아의 남녀란 역시 한자로 엮일 수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을 저절로 들게 하는 에피소드. 언어를 넘어서는 언어, 사랑에 있어서 최고의 언어인 표정과 몸짓이 어떻게 마음을 전하고 어떤 오해를 남기는지 보여주는 작품. 사랑은 몸과 언어를 통해서 표현되는 것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다시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역시 무미 건조하고 허탈한 사랑을 담고 있는 슬픈 이야기. 영화 중간에 나오는 허무 댄스(?)는 무척이나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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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1편에서 대만의 남자 주인공에게 일본어를 가르치던 이 3편의 주인공이 일본을 떠나 대만에서 생황하는 내용을 담은 마지막 에피소드. 중간에 상하이 편에 등장하는 남자가 1편의 여자(1편의 여자가 떠나보낸 남자의 유학지가 스페인이었으니 2편의 남자랑 다르다.)와 같다면 이 드마라의 주인공읠 엮임은 무척잘 짜여진 거미줄 같았을 것 같은 느낌이 살짝 든다. 일본에서 중국인들에게 일본어를 가르치던 남자는 자신의 꿈을 위해 대만으로 유학을 온다. 조그마한 가게를 운영하는 딸과 엄마가 있는 하숙집에서 유학을 시작한 남자는 유학을 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일본에 있는 여자 친구로부터 이별을 통고 받는다. 자신이 기거하는 하숙집의 딸이 자신을 동경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는 남자(하숙집 딸은 남자게에 배달되어 온 여자친구의 이별의 엽서를 열심히 번역한다.)는 우연히 자신이 떠나오면서  하숙집 딸의 스페인어로 된 마지막 인사가 "안녕"이 아니라 "사랑해"라는 것을 알고 뒤늦게 놀란다. 동양을 넘어서는 또 다른 언어를 통해서 자신의 마음을 쓸쓸히 전하고 마는 여자와 그 사실 자체를 전혀 모르는 남자의 엇갈린 사랑이 젊은 시절의 풋풋한 짝사랑의 향내를 느낄 수 있게 한다.


자신의 나라를 떠나오면서 새로운 꿈을 키워가는 사람들과 그 안에서 국적을 뛰어 넘어 인간적인 교감을 나누는 이 영화속의  사람들과 세 가지의 답답한 사랑이  기다리고..바라보고..동경하고 혼자 애틋해하는 모습으로  짜여져 있는 것 같이 보인다. 영화는 특별한 재미 없이 밋밋하고 사랑에 대한 단선적인 면만 보여질 뿐, 치열한 맛이 없어서 내내 싱거운 국물을 밥과 함께 억지로 먹어야 하는 느낌이 강하다. 사랑에 대한 짧은 에피소드 안에 녹아 있는 젊은 시절의 순수함만이 조금 반짝이는 영화이다.
by kinolife 2007. 8. 31.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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