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제목 : シズコさん

글 : 사노 요코 (佐野洋子)

번역 :윤성원

출판사: 펄북스

2016.06 초판 1쇄

가격: 12.500원


일본의 영화감독 키타노 다케시는 저서에서 "누군가 보는 사람이 없다면, 가족따위는 버리고 싶다"고 언급한 적이 있는데, 꽤나 공감한 적이 있다. 이 글에 공감했다고 해서 내가 가족관계가 안 좋다거나 특별히 원수진 가족이 있고 그런건 아니었는데, 가족은 늘 있으면 불편하고 없으면 허전하고 걱정되는 그런 존재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이번에 읽은 이 책 <시즈코 상> 역시 딸과 엄마의 관계에 국한된 이야기지만, 결국 가족이란 그런 존재의 이면이 있는 것 같다. 밥을 함께 먹어서 식구라고 하기도 하지만, 결국 가장 오랫동안 깊게 관계를 맺는데다가 핏줄이라는 유전적인, 혹은 과학적인 동질감에 의한 작용 반작용의 관계이기에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너무 쉽게 씌어져 있어 우리 큰 딸도 읽어봐주었으면, 하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난 이미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작가(딸)의 관점에 감정 이입이 되어 우리 엄마를 생각했다.

글 속에 등장하는 엄마와 달리 착하기만 했던 우리 엄마를 기억하며, 착해서 힘들게 살지 않으려고 이기적인 삶을 살아야 해..라며 꽤 실천했던 소소한 일들이 떠오른다. 우리 엄마는 그런 날 싫어한다기 보다 오히려 좋아하고, 떄론 안심했던 것 같다. 자신과 다르게 사는 딸이 당당하게 느끼던 엄마모습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 어떤 관계라 하더라도 끝이 있고, 그 과정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하는지 역시 각자의 몫인지라 책 밖의 다양한 생각들에 머리가 복잡해 지기도 한다. 모든 자식들에게 엄마란 특별하지만, 엄마에게 딸이란 그보다 더 특별하다는 것을 책을 읽으면서 다시 느낀다. 엄마로서 그 귀한 딸을 둘이나 가진 난 그것만으로도 꽤 복을 받았다 생각한다. 그 둘이게 어떤 엄마인지가 문제겠지만....책은 그런 이야기를 전해주고 그런 느낌을 고스란히 느끼게 한다.

가벼워 보이지만, 가볍지만도 않고, 치매, 암이 등장하지만, 무겁지 않다. 가족에 관한 주제를 놓고 보면 읽으면 좋을 책이다.


- 책 속의 글 -


"엄마 고마워, 나를 악바리로 만들어 줘서. 나는 좀처럼 울지 않는 여자가 되어 있었다."-87P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은 모두 잊었다. 나는 그 학교에 정말 가고 싶어 했다기보다는 고집을 피웠던 것 같다. 그래서 지키지도 못할 약속들을 몇 가지나 했다. 그러나 내가 엄마만큼 고집불통이었는지 지금에 와서는 희미할 뿐이다. 사람의 기억이란 스스로에게 편리한 것만 남기는 건가 보다."-103P


"나는 엄마를 엄마로서가 아니라 사람으로서 싫어했다.-148P


"사람은 누구나 이렇게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존재가 되어 간다. 역사책에 등장하지 않는 몇백억의 인간 존재는 이렇게 사라져가는 것이다." 자식을 만들지 않고 세 살이나 열 살에 죽은 아이는 단지 사라져가는 것이다."-196P


"노인의 발은 차갑다고 하지만, 대관절 언제부터 이렇게 차가워지고 만 것인가? 나는 열심히 문질렀다. 조금이라도 따뜻해지도록 문질렀다."-210P


"치매에 걸려줘서 고마워요 엄마."-213P


"'신이시여 저는 용서 받은 겁니까? 신에게서 용서받는 것보다 스스로에게 용서받는 것이 훨씬 어려운 일이었다. 나는 이제 엄마를 만나러 갈 때면 좋아하는 남자를 만나러 가는 것처럼 마음이 들떴다."-221P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엄마. 나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른다. 아마 평생 모를 것이다. 누구도 모른다."-221P


"인간의 몸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90년, 거의 1세기 동안 끊임없이 작동하는 기계는 없다. 그러나 인간은 말하기를 멈추어도 내장은 움직이고, 심장은 쿵쿵 뛰고, 후우후우 숨도 쉬고, 좀처럼 휴식하는 법이 없다."-223P


"나도 죽는다. 태어나지 않는 아이는 있지만, 죽지 않는 사람은 없다. 밤에 잠들 때 불을 끄면 매일 밤 엄마가 어린아이 세 명을 데리고 내 발치에 나타난다. 한여름에 들여다보는 오시마 옷감처럼 갈색빛 투명한 안개 속에 엄마와 어린아이가 서 있다.

고요하고, 그리워 진다.

고요하고 그리운 그곳으로 나도 간다.

고마워요 엄마.

저도 곧 갈게요. "-239P

by kinolife 2016. 12. 26. 06:16

글 : 박웅현

출판사: 북하우스

2011.10 초판 1쇄

가격: 16.000원


독서 관련한 책 중에는 상당히 이름이 나 있는 책. 독서모임에서 정해져서 읽었는데..책을 찾다보니 그 사이 <다시 책은 도끼다>라는 후속편이 발간 되었으니 이래저래 신간이기보다 스테디 셀러를 읽은 셈이 되었다.

광고라는 것이 사람의 뇌와 마음을 동시에 자극하는 직업 중 하나라고 봤을 떄 수많은 인문학을 배제하고 가능한 직업이라고 생각되는 않는다. 영화나 책, 음악과 같은 문화 전반의 상관관계는 차치하고라도 많이 읽기보다 깊게 읽으려고 노력하는 저자의 독서노하우에 웬만한 독자들은 자극받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독서력을 높이기 위해 동문서주하는 딸을 위해 책읽기를 정리하기 시작했다는 저자처럼. 책을 잘 읽는 법은 어른이나 아이나 익혔으면 하는 좋은 인생의 기술 중 하나일 것이다. 나의 어떤 독서를 위한 노력들이 나의 딸들에게 맞닿을 수 있을까!!. 책을 덥고 또 다른 숙제를 넘겨받은 느낌이다.


책은 책에 관한 이야기인 만큼, 읽은 책은 읽은 책대로 나와의 차이를 발견하고 깨달음이 있었고, 읽지 못한 책은 또 다른 호기심으로 다시 기억하게 되었다. 책 속에 예시로 등장하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나도 읽었는데, 저렇게 다양한 생각을 하지는 못한것 같은데...같은..정말 다시 읽어보면 다르게 읽을 수 있을까?하는 질문들이 머리에 남았다. 제목만 알고 겁이 나서 잡지 못했던 <안나 까레리나>는 읽어봐도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책에 관한 내용을 담은 책이니 자연스럽게 다른 책으로 생각이 이어졌다. 이 책을 덮으면 <다시 책은 도끼다>로 다고 좋겠지만, 책 속에 언급된 다양한 다른 책으로 옮겨가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쓰다 말고 쓰다 멈추는 독서노트에 대한 실천에 대한 반성이 함께 남았다. 먼저, 책상 정리부터 해 볼까.....하고 생각하게 되는 책이었다. 



by kinolife 2016. 7. 3. 16:22


부제 : 한국 사회 일상의 성정치학

글 : 정희진

출판사: 교양인

2012.10 초판 14쇄

가격: 12.000원


독서모임 책으로 선정되어 읽었는데 페미니즘에 관한 책은 정말이지 오래간만에 읽는 것 같다. 

생각보다 글이 잘 읽히는 걸 보아 작가가 글을 꽤 잘 쓰는 저자라는 생각이 들었던 책. 그러나, 책의 내용은 대학교때즈음 읽었으면 좋았을 것 같은 내용의 수준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정도로 잘 씌어졌다고 생각해 보기로 한다. 

사실, 페미니즘도 사회의 불평등에 대해 논의되는 하나의 주제이고, 많은 사회 불평등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표현하는 것 중 하나라는 생각을 캐우치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다. 책에서도 남성에 의해 여성들이 지배받는 것인지 현재 우리 사회의 기조 안에서 남자, 여자 모두 희생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고민해 볼 수 있는 책이다. 억압이 반목되면 억압이 억압하는 자와 억압당하는 자라는 도식에 그치지 않고, 그 사회의 기제 자체에 문제가 있을수도 있다는 의문은 이 책을 통해서도 의심해 볼만한 이슈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우리 사회도 보다 발전한 듯 보이지만, 그 틀 안에서 여전히 착취와 억압은 행해지고 있고, 하는 이도 당하는 이도 의식없이 지나가고 잊고 반복하면서 그저 지나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그 안에서 작은 변화 모두를 평등하고 행복하게 하는 것들은 어떤 것인지 현실적인 실천에 관한 질문만이 남는 걸 보면 이 이슈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것 같다.


- 책 속의 글 -


"어떤 지식은 아는 것이 힘이지만, 어떤 지식은 모르는 게 약이다. 두 경우 모두 지식이 특정한 사회의 가치 체계에 따라 위걔화되어 있음을 보여준다.그러나, 나는 안다는 것은 상처받는 일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다는 것, 더구나 결정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삭제된 역사를 알게 된다는 것은, 무지로 인해 보호받아 온 자신의 삶에 대한 부끄러움, 사회에 대한 분노, 소통의 절망 때문에 상처받을 수 밖에 없는 일이다."-12P


"여성은 약자일수록 여성으로 인식되며, 남성은 강자일수록 남성으로 간주된다. 페미니즘은 정체성의 정치를 벗어나야 하고, 실제로 정체성의 정치 그 이상의 세계관이다."-19P


"우리는 사랑받을 때보다 사랑할 때, 더 행복하고 더 많은 것을 배운다. 사랑하는 고통으로부터 자신의 크기. 깊이를 깨닫는다. 자기 자신과의 대화를 포함해 모든 대화는 최음제이며, 인생에서 깨달음만 한 오르가슴은 없다. 상처와 고통은 그 쾌락과 배움에 대해 지불하는 당연한 대가이다. 사랑보다 더 진한 배움을 주는 것이 삶에 또 있을까? 사랑받는 사람은 배우지 않기 때문에 수업료를 낼 필요가 없다. "-23P


"대화는 가능한 것이라기보다는 필요한 것이다."-28P


"여성의 경험이 그 자체로 이론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여성이라는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깨닫고 삶을 성찰하기 시작하면 여성주의 사상과 만날 수 밖에 없다."-33P


"세상에 하나의 목소리만 있을 때는 다른 목소리는 물론이고, 그 한 가지 목소리마저도 알기 어렵다. 의미는 차이가 있을 떄 발생하며, 인식은 경계를 만날 때만 가능하기 때문이다."-34P


"남성에게 섹스는(당연히 하는 것이기 떄문에) 잘하거나 못하는 것이지만, 여성에게 섹스는 좋거나 싫은 것이다."-95P


"내  몸은 나의 것이 아니라 내 몸이 바로 나다"-177P


"정의(Justice)로서 평등한 인권은 같아짐(Same)이라기보다는 공정함(Fairness)을 추구하는 것이다. 양성 평등한 인권은 여성이 남성과 같아지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제까지 양성평등은 남성이 여성과 같아지는 것이 아니라 여성이 남성과 같아지는 것을 의미했다."-178P


"나의 실천 대상 범위는 기껏해야 나 자신이다. 여기서 '나'는 사회와 대립되는, 동떨어진, 독자적인 개인이 아니라, 변화의 시작 지점으로서 '나'이다. 인간이라는 유기체는 서로에게 굴복당하거나 서로를 선택하는 자아들의 연속체다. 삶은 언제나 막다른 그러나 꺽어진 골목과 마주하는 것이다. 나는 고유한 생물학적인 몸이 아니라, 물이 끓듯 매순간 의미를 생성하고 휘발하는 투쟁의 장소이며 외부와 구별될 수 없는 존재(Social Body)이다.-276P


"'의식은 바뀌었는데 몸이 바뀌지 않았다.' 라는 개탄은, 일상의 변화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일상을 넘거나 일상을 극복하는 정치가 아니라, 모든 정치와 운동은 일상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277P


"

by kinolife 2016. 6. 5. 17:18


글 : 김훈

출판사: 문학동네

2015.09 초판 1쇄

가격: 15.000원


글 잘쓰는 김훈작가가 앉아서 열심히 연필로 쓴 글을 묵묵하게 읽었다.

꽤 많은 양의 에세이가 실여 있다.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시니컬한..그가 세상을 보는 눈에 대해 관조하면서 보게 된다. 책의 내용은 그만의 색깔이 담겨 있지만, 이상하게도 글 안의 감동있는 문구보다, 인터넷 서점을 통한 라면과 라면냄비 마케팅이 오래 남아서 이상한 씁쓸함이 있었다. 글 잘 쓰는게 너무 당연하게 알려진 작가여서 그런가보다. 


- 책 속의 글 -

"죽음은 거역할 수 없는 확실성으로 그 언저리에 와 있었다."-32P

"삶을 지속하려는 자만이 연장을 만든다. 바다에서 밤을 새우고 새벽 죽변항에 돌아오는 어선과어부들을 보면서 나는 신석기 이래 이 물가에서 먹고 살았던 모든 사람들에 대한 동료의식을 느꼈다,"-54P

"전기밥솥 속에서 밥이 익어가는 그 평화롭고 비린 향기에 나는 한평생 목을 메었다.

이 비애가 가족들을 한울타리 안으로 불러모으고 사람들을 거리로 내몰아 밥을 벌게 한다. 밥에는 대책이 없다. 한 두 끼를 먹어서 되는 일이 아니라, 죽는 날까지 때가 되면 반드시 먹어야 한다. 이것이 밥이다. 이것이 진저리 나는 밥이라는 것이다."-71P

"밥은 누구나 각자의 고픈 배를 채워줄 수가 있다. 밥은 고요하고 평화롭다. 황사 바람 부는 거리에서 시위군중의 밥과 전경의 밥과 지가의 밥은 다르지 않았다. 그 거리에서, 밥의 개별성과 밥의 보편성은 같은 것이었다. 아마도 세상의 모든밥이 그러할 것이다."-75P

"나에게 여행은 세계의 내용과 표정을 고나찰하는 노동이다."-76P

"우리는 마땅히 돈의 소중함을 앙ㄹ고 돈을 사랑하고 존중해야 한다. 돈을 사랑하고 돈이 무엇인지를 아는 자들만이 마침내 삶의 아름다움을 알고 삶을 긍정할 수가 있다."-179P

"사랑의 목소리는 경험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추억을 끌어 당겨 준다. 사람의 목소리에는 생명의 지문이 찍혀 있다. 이 지문은 떨림의 방식으로 몸에서 몸으로 직접 건너오는데, 이 건너옴을 관능이라고 말해도 무방하다. 그러므로 내가 너의 목소리를 들을 때, 나는 너를 경험하는 것이다." -262P

"연필을 글로 쓰면 팔목과 어깨가 아프고, 빼고 지우고 다시 끼워 맞추는 일이 힘들다. 그러나 연필로 쓰면, 내 몸이 글을 밀고 나가는 느낌이 든다. 이 살아 있는 육체성의 느낌이 나에게는 소중하다. 나는 이 느낌이 없이는 한 줄도 쓰지 못한다. 이 느낌은 고통스럽고도 행복하다. 몸의 느낌을 스스로 조율하면서 나는 말을 선택하고다시 쓰고 찢어버린다.-268P

"음악은, 그리고 모든 아름다운 것들은 인간의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결핍의 소산 인 것만 같다. 스스로의 결핌의 힘이 아니라면, 인간은 지금까지 없었떤 세계를 시간 위에 펼쳐 보일 수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모든 상상력은 스스로의 결핍에 대한 자기 확인일 뿐이다."-269P

"길은 생로병사의 모습을 닮아 있다. 진행중인 한 시점이 모든 과정에 닿아 있고, 태어남 안에 이미 죽음과 병듦이 포함 되어 있다. 깊은 이곳과 저곳을 잇는 통로일 뿐 아니라 여기서부터 저기까지의 모든 구부러짐과 풍경을 거느린다. 길은 명사라기보다는 동사에 가깝다."-299P


"나는 오랫동안 나비를 들여다 보았다. 나비는 바람에 날개를 뜯기면서, 애초에 바람이었던 것처럼, 바람에 풍화하고 있었다. 나는 나비들이 바람 속에서 죽는다는 것을 알았다. 죽어서 바람이 되어, 들판 쪽으로 불어간다."-372P

"가을에는 바람의 소리가 구석구석 들린다. 귀가 밝아지기 때문이 아니라 바람이 맑아지기 대문이다. 바람이 숲을 흔들 때, 소리르 내고 있는 쪽이 바람인지 숲인지 분별하기 어렵다. 이런 분별은 대체로 무가치하다. 그것은 굳이 분별하지 않은 채로, 사람들은 바람이 숲을 흔드는 소리를 바람소리라고 한다. 바람 소리는 바람의 소리가 아니라, 바람이 세상을 스치는 소리다!."-374P

by kinolife 2016. 4. 13. 23:44



부제 : 과학혁명, 인간의 역사, 이미지의 비밀

글 : 홍성욱

출판사: 책세상

2012.12 초판 1쇄

가격: 15.000원


미술에 담긴 과학을 읽어내는 책으로 수학, 기하학, 천문학까지 이어지는 다양한 과학의 이면들을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다. 과학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기본 지식이 부족한 나에게 쉽게 잘 소화되는 책은 아닌것 같다. 대부분 어떤 부분의 뒷이야기는 그 내용을 알고 있었을 때만이 깊이있는 재미를 주는 것이라는 걸 다시 한 번 확인 할 수 있는 책이었다고나 할까...

문체가 글은 쉽게 씌어져 있었으나..역시 기본 지식의 부족은 책의 재미를 완전히 끌어올리지는 못하는 느낌이 강했다. 조금 아쉬운 점은 책에 등장하는 많은 그림들이 흑백으로 프린트 되어 단조로움이 더 크게 다가 왔던 것 같다. 가벼운 과학이야기였다면 그림이 보다 강조되었어야 하는데 그 자료가 되는 그림이 단순히 표현되니 아쉬움이 크게 느껴졌다

특히 뉴튼이나 갈릴레오 갈릴레이 같은 시대의 스타들을 만나보기엔 그저 거들의 이름만이 공허한 나였음을 확인하는 기회가 될 뿐이었다.

by kinolife 2016. 3. 17. 19:52



글 : 백화현

출판사: 우리교육
2010.04 초판 1쇄
가격: 13.000원


촌으로 오고 나서 더 가열차게 독서모임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읽어내야 하는 책들이 또 있는 것 같다.

우리는 문화적으로 조금 소외 되어 있다고 말하면서 서울에 사는 사람들보다 더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들. 어디에 사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사는가가 그 사람을 말해준다는 것을 다시 한번 더 느끼게 한다.

한 달에 두번 있는 학교 학부모 독서모임을 통해 다양한 책을 읽으면서도 이번 책만큼 전체적으로 독서, 독서교육에 대한 의견을 깊게 나눈 적이 없는것 같다.

학교가 인성과 관계를 중요시 하는 관계로 학습부진이나 독서교육에 관한 열정은 조금 뒤로 미루어 두고 있어서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독서는  교육의 장르라기 보다 생활습관의 장르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보다 체계적으로 즐겁게 독서를 권장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항상 고민과 관심이 넘쳐나는 나로써는 꽤 괜찮은 실철방안이 나온 것 같다.


큰 아이가 5학년, 작은 아이가 1학년 기회가 된다면 이 아이들의 친구들을 모아 가정독서모임을 실천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고 관련된 학교 부모들과 좀 길게 준비하고 공부를 해 나가 보기로 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수준이 생각보다 상당히 높다라고 생각하고 꾸준히 시간을 가져 밟아간다면, 충분히 누구나 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해 주는 책이다. 꾸준히 반복하면 이루리..그러다 보면 추억이 쌓이리..그리고 그 과정 역시 의미가 있으리...


- 책 속의 글-


"결국 자기 배는 자기가 채워야 하는 그런 것 말이다.물론 가끔씩 친구가 먹여주는 애틋한 우정도 볼 수 있었지만, 역시 우리는 스스로 도시락을 챙겨 가야만 양껏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다."-중학교 3학년 권기경씀



by kinolife 2016. 3. 10. 20:06


부제 : 백석 대표시 해설

글 : 고형진

출판사: 현대문학

2006.05 초판 1쇄

가격: 13.000원


백석에 관한 책을 예전에 수필 형태로 한번 읽은 적이 있지만, 이 책은 지난번에 본 책보다 더 잘 머리에 안 들어와서 조금 안타까웠다.

고어들이나 지방 방언이 많은 백석의 시 원래의 모습을 생각하더라도 이 책의 해설 자체가 바로바로 잘 잃히지 않아서..나의 머리를 심하게 한탄해야 했던 책. 그나마 독서모임 책을 끝까지 읽으려고 노력했다는데 의의를 두어야 할 것 같다.

여전히 백석의 시는 좀 더 파고들어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텍스트라는 점은 확실하지만, 근간에 그런 기회가 올지는 자신을 못하겠다. 시도 어렵고, 시 해설도 잘 눈에 안 들어오고..꽉 막힌 느낌이 들게 하는 책이었다.

by kinolife 2016. 2. 29. 00:49


부제 : 우리가 젊음이라 부르는 책들


글 : 김탁환

출판사: 다산책방

2014.11 초판 1쇄

가격: 13.000원


글 잘 쓰는 작가들은 역시 글을 많이 읽고 또 그만큼 글 쓰는데 자신의 열정을 소비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책.

저자가 읽은 책 중에 거의 들어본 제목 들어간 작가였지만, 읽은 책은 단 한권 [달콤 쌉싸름한 초컬릿] 뿐이었다.

추리소설과 대중소설을 쓰는 김탁환 작가가 의외로 꽤 조용한 책, 사색적인 책, 특히 연애소설을 즐겨 읽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니 흥미로웠다. 절대고전이라고 불리워도 좋을 책도 있지만, 근저에 이름을 날리고 있는 작가의 작품에 대한 소고들도 꽤 흠이 있게 읽었다. 단순한 이야기들의 연속일지도 모르겟지만, 그 안에 자기 이야기가 있고..또 그 사고력이 그의 다른 소설에 다른 모습으로 투영된다는 걸 확인하는 즐거움이 있다.

기회가 되면 이 리스트의 책들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곧 읽어야 하고 읽을려고 한 책들 때문에 그저 공허한 울림일지도 모르겠다. 읽는 동안은 즐거운 시간을 전해주는 책이다.


- 책 속에 저가가 읽은 책 -

1부

『크눌프』:자유에 대한 그리움을 일깨우는 방랑자

『자기 앞의 생』:모모는 철부지가 아니다

『플랜더스의 개』:슬픔도 힘이 된다

『어린 왕자』:그를 잊지 않기 위해 내가 하는 것들

『남방우편기』:비행사 혹은 단절의 달인

『연인』:고백이라는 비밀

『모모』:시간 따윈 중요하지 않아!

『모두 다 예쁜 말들』: 말 위의 인생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마음의 성냥갑을 불태워라!

『한 여자』:진실에 겨우 가닿는 말들

『남아 있는 나날』: 편견과 사랑

『녹턴』:이별과 재능과 음악


2부

『디어 라이프』:인생을 기차에 실어 떠나도 좋으리! 

『존 버거의 글로 쓴 사진』:망연자실함이라는 풍경

『우주만화』:이야기, 삼라만상의 다른 이름

『이것이 인간인가』: 짐승의 말 인간의 글

『여기, 우리가 만나는 곳』:가냘픈 희망의 재회

『서부 전선 이상 없다』: 파멸의 보고서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부딪히는 여자, 관망하는 남자

『달과 6펜스』:자부심도 나의 것, 경멸도 나의 것

『폭풍의 언덕』:이마저 사랑일까

『불멸』:우스꽝스런 불멸은 말다가 말리다가 온다네

『아름다운 애너벨 리 싸늘하게 죽다』:과연, 이야기는 외침보다 멀리 가누나!




by kinolife 2016. 2. 20. 20:17


총권: 1권

글: 송아람

그림 : 송아람

출판사: 미메시스

2015.07 초판 1쇄

가격 : 15.800원


만화 제목에서 나 연애만화요!!라고 말하고 있지만, 가장 감각적인 것은 책 표지에도 있는 저 대사다.

"나 오늘 안 들어갈건데요. 들어가기 싫다구요, 오늘~~"

뭐 "사랑해요." "보고 싶었어요"가 연애에서는 가장 필요한 언어겠지만 어떨때는 저만한 직설화법도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만화는 생각보다 민낯이었다. 대사도 직설적이었고, 저렇게 될걸 어느 정도는 알 수 있는 구조였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주인공들의 상황이나 심리가 날것으로 노출되면서 음~~하는 관조가 어느 정도 가능했다. 

인위적인 해피엔딩을 기대하지도 않게 하고 쓸쓸하거나 슬픈 이별을 안타까워 하게도 하지 않는다.

그냥 흔히 있을 법한 어른들의 연애 이야기가 정말 솔직하게 그려진다.

한국 만화도 꽤 많이 다양해 졌구나라는 생각을 저절로 들게 하는 지점이 자연스러움, 주인공과 조연들의 사실성 떄문인 것 같다. 작가 이력을 간단하게 인터넷 서점에서 찾아보니 만화 속의 주인공이 자신이었구나라는 절반의 가능성을 느끼게 한다. 학습만화의 삽화를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일러스트레이터와 만화가의 사이..생업과 예술 사이..혹은 현실과 이상 사이 ..우리 모두는 그 상반된 이미지 속에서 흔들흔들하면서 그거 비틀거리는 존재인지도 모를..

누구나 장미래가 있었을..지금 장미래 일..뭐 그런..

그러고보니, 주인공 이름이 장미래인건 쉽게 변하기 않을 현실에 인장을 새기는 듯한 이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화속의 장미래처럼 첫 작품을 막 끝낸 송아람 작가. 자신의 첫 새끼 주인공의 이름처럼 길게 미래를 구가하길 바래본다.


- 책 속의 글 -


"야뇨, 전 연애 안 해요."

"왜요? 연애는 또 무슨 이유 때문에 안 하는데요?"

"남자라는 인간 종을 신뢰하지 않아요."

"그... 남자라는 <인간 종>을 하나로 묶엉서 말씀하시는 건 아니죠.?"

"남자 생식기 달린 종들 전~부요."

"왜죠?"

"음...이건 인류가 소통하는 방식에 대한 문제인데....

인간이라면, 가슴으로 소통할 줄 아는 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하는데, 남자라는 인간 종은 생식기로만 소통하려고 하니까요. 게다가 <그것>이 내 몸 속에 들락거릴 때의 불쾌함이란..."



"예전에 <자유창작> 사장이 그러더군.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며 우리가 살면서 겪는, 혹은 겪게 될 대부분의 문제들은 필연적으로 둘 중 하나라는 선택에 직면하게 되고, 이 때 둘 중 하나를 잘 골라야만 한다고. 그렇다면 둘 중 어느 것이 더 좋은 것인지 알 수 있냐고 물었더니, 고르지 않은 하나를 깨끗이 잊는 것이라고 하더라...

나는 그게 말도 안 단 되는 소리라고 생각했다.

도대체 어떻게 깨끗이 잊냐?

만약 지우는 게 혹은 되돌리는 게 가능했다면 그걸 애당초 선택이라고 할 수도 없는 게 아닐까?

선택하지 않은 미련이 끈질기게 생애를 따라오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 아닐까?

그래, 너의 불행이 모두 내 탓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다. 하지만 이건 말해 주고 싶어.

너에게 상처를 줄 생각은 아니었어. 너와 알고 지낸 긴 시간 동안 진심이 아니었던 적은 없었다고, 또 그 남자와는 달랐다고 얘기해 주고 싶었어. 지금 이게 무슨 소용이겠냐만은....

맞아, 나는 너를 떠났어. 그리고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모두 내 변명이야."


by kinolife 2016. 2. 12. 09:52


원제 : 安西水丸 靑山の空の下

부제 : 마음을 다해 대충 그린 그림

글: 안자이 미즈마루(安西水丸)

그림 : 안자이 미즈마루(安西水丸)
출판사: 씨네 21북스
2015.11 초판 3쇄
가격:16,000원


하루키를 보다 더 많이 읽기 전에 이 사람의 그림에 더 매혹되었다고나 할까.

처음 책을 들었을 때는 글이 좀 없고 그림이 예쁜 책이라고 잡았지만, 그 내용이나 그림에 쉬어가면서도 느끼는 것이 있군!! 이이라는 느낌이 저절로 들어맞는 책을 만난 것 같았다. 책 속의 작가의 삶과 그 철학이 고스란이 느껴지는 책이다.

책 안에 있는 그의 이력도 재미나고, 하루끼와의 교감도 꽤 동경의 대상이 되었지만, 나 대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조금 다시 생각해 보고 그 생각이 깊어지면서 적지 않게 위로가 된 면이 있는 책이다.


마음을 다해서 대충 그리지만, 그만이 그릴 수 있는 그림을 가진 사람이 느끼는 긴장과 여유로움이란 어떤 것일지...상상하면서 부러움을 느꼈던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그의 영화관련 수필집들을 읽어보고 싶다. 이 책이 어느 정도 팔리는 듯 하니..국내 출간도 기대해 볼만 하지 않을까?!!


- 책 속의 글 -


"매력적인 그림이란, 그저 잘 그린 그림만이 아니라 역시 그 사람밖에 그릴 수 없는 그림이 아닐까요. 그런 걸 그려가고 싶습니다. "


"대충하는 게 좋다.

저는 뭔가를 깊이 생각해서 쓰고, 그리고 하는 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열심히 하지 않아요. 이렇게 말하면 '대충 한다'고 바로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많지만, 대충 한 게 더 나은 사람도 있답니다. 저는 그런 사람 중 한 명이지 않으려나요. 대충 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긴 합니다만,"


""되풀이해서 그리면 잘 그려지는 것이 싫다고도 했었지. 교툐에서 펜촉을 바꿀까 어떨까 하는 얘기가 나왔을 때, 미즈마루는 가늘고 둥근 펜으로 그렸는데, 바로 바꿀 수 있다더군. 펜에 익숙해져서 생각대로 선이 그려지면 재미없다고.

난 그때 우연을 믿고 그걸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는 것이 참 어렵다는 걸 처음 깨달았다고 할까, 철학적인 얘기여서 대단하다고 생각했지. 게다가 색 지정도 독특하고 제대로 선을 그려서 색 지정을 해라. 하는 방법으론 그런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어."-신타니

by kinolife 2016. 2. 11.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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