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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영화
글:에쿠니 카오리                                                     감독:모리타 요시미츠(森田芳光)
    (江國香織)                                                          각본:모리타 요시미츠(森田芳光)
번역: 신유희                                                            출연:사사키 쿠라노스케 (佐々木蔵之介)
국내 출판:소담출판사                                                       츠카지 무가(塚地武雅)
출판년도:2007.02(한국)                                                     토키와 타카코(常盤貴子)
                                                                                    사와지리 에리카(沢尻エリカ)
                                                                            제작년도:2006년


2000년대 국내에서 일본 소설의 트렌드를 만들어 가고 있는(하루끼, 바나나의 자리를 꿰찬 듯 보이는) 에쿠니 카오리의 신작 소설 [마미야 형제]가 작년 일본에서 영화화 되었다. 아찔한 로맨스도 화끈한 액션도..그렇다고 넘쳐나는 웃음도 없는 그저 그런 일상에 관한 애환과 예찬을 담고 있는 카오리의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전작에 비해 잠깐 쉬어가는 페이지처럼 담백한 소설..그리고 그런 소설을 토대로 영화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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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작의 내용은 언제나 지금처럼 평이하게 늙고 싶은...그러나 욕망에는 수줍게 솔직한 두 형제의 일상에 대한 담화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소설은 두 형제의 기본적인 성격과 취향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으며 개인적이며 소심하고 솔직한 두 주인공들의 주변과의 일상사를 마치 이들의 일기를 누군가가 읽어주는 듯이 표현하고 있다. 올해 2월 국내에 번역 출간되어 현재까지 꽤 많이 팔리고 있는 베스트셀러인가 보다.

책을 읽으면서 책 속에 나오는 이들의 취미를 어떤 집에 어떻게 녹여 놓았을까 하는 게(영화에서늬 세트) 꽤 궁금했는데 이상적으로 잘 그려진 것 같다. 특히 책이며 컬렉션이 많은 집안을 사설 도서관처럼 색다르게 꾸미는 것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에 대한 호기심도 어느 정도 채워졌다. 원작이 특별히 어려운 어떠한 해석을 담고 있는 작품이 아니라 영화 역시도 특별한 재구성이나 새로운 해석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잘 구현해 내는데 목적을 둔 것처럼 보여진다. 기존에 조금 다양한 자기 색깔을 내던 모리타 요시미츠의 세련됨은 이들의 투박함에 많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감성에는 변화가 없지만 소설의 재현 이상의 가치를 발견할 수 없다는 점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 근래 일본의 드라마와 영화에서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는 오오시마 미치루의 음악만이 이 영화 전반에 깔리면서 이들 색깔을 더욱 더 두드러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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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도 마치 누군가의 입을 통해서 그런 사람이 있다네..로 시작되는 이야기처럼 평이한 이야기들을 듣는 것처럼 아주 쉽게 읽히고 빨리 읽힌다. 어찌 보면 이렇게 별 것 없는 개인의 취향을 중심으로 두 사람만 묶어도 소설이 되고 이야기가 되네...라는 생각이 읽는 동안 내내 들면서 소설의 마지막 장까지 넘기게 된다. 영화 역시도 마찬가지다 잔잔함 그 자체에 빠져서 별 부담없이 보게 되는데 보다보면 아 그런 형제도 있겠군이라는 생각으로 정말 변화없는 매일의 일상처럼 영화의 끝을 만나게 된다.

잔잔한 혹은 지루하기까지 한 별 내용을 담지 않은 영화 마미야 형제와 소설 마미야 형제는 소설과 영화 동시에 등장하는 대사 " 아무 일 없이 지금처럼 조용히 살자"에 다다라서야 맞아!! 조용히 별일 없이 평온하게 사는 것, 살아 가는 것. 살아 남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하는 생각을 하게 되면 이 소설과 영화를 본 평이했던 시간이 그저 아깝게 보낸 킬링 타임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큰 주제로 평생에 한번 올까 말까한 감동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삶을 만나서 지금이 삶에 숨어 있는 행복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일본의 잔잔함을 담은 영화 중에서도 가장 담백하면서도 어떤이에게는 지루할지도 모를 마미야 형제처럼...변함없이 조용히 살아 남아 변함없이 누군가와 함게 늙어가는 삶에 대한 애찬을 다시 한번 더 대뇌이고 외치지 않을 수 없다. 그 반복되고 별것없는 삶이 그게 바로 우리들 대부분의 인생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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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속의 글 -

"아무것도 모르면서 좋아하는 게 아니라,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좋아하게 되는 건 아닐까, 아무것도 모르는데 마음이 끌리기 때문에, 좀 더 알고 싶어져서 다가가려는 게 아닐까"

- 영화 속의 글 -

믿기지 않아 우리 집에 여자가 오다니...엄마가 두명 있다고 생각하면 되는거야
by kinolife 2007. 5. 19. 15:25
소설                                                                  영화
글:일디코 폰 퀴르티                                             감독:랄프 휘테너
   (Ildiko Von Kurtuy)                                                  (Ralf Huettner)
번역: 박의춘                                                       출연:Gruschenka Stevens
국내 출판:북하우스                                                      (그루스첸카 스티븐스
출판년도:2002.03.15(한국)                                              <-Cora Hübsch(코라 휩시 역)
                                                                               Tim Bergmann(팀 베르그만)
                                                                             -Daniel Hoffmann(닥터 다니엘 호프만 역)
                                                                        제작년도:2001년
     

예전에 친하게 지내던 언니들과 여자가 혼자 사는데 필요한 것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이나 생활습관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나의 대답은 생리대와 커피 그리고
맥주였던 것 같다. 다른 대부분의 언니들도 별 차이는 없었지만 그 안에 담배가 커피나 맥주의 자
리를 대신한 경우는 있었던 것 같다. 이와 반대로 남자와 연애를 해서 성공할려면...이것은 단순
히 남자를 만난다는 의미가 아니가 남자를 자신의 생각대로 고르고 즐길 수 있으려면이라는 뜻,즉 남자는 좋아하지만 그걸 선택하는 건 여자인 경우 필요한 조건은 날카롭게 대들고 튕켜 나가지 않을 만큼 남자를 밀어내는 전법이다. 남자를 꼬시기 위해서는 많은 돈도 큰 유방도 아니라 절적히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면서 튕기는 기술이라는 점은 연애의 방법론에서 있어서 시사하는 바가 큰 이야기다. 이런 이야기에 조금더 현실적인 케이스 바이 케이스를 극대화 한 이야기가 독일의 집필가일디코 폰 퀴르티(Ildiko Von Kurtuy)의 소설 [여자, 전화 Mondscheintarif]이다.

동명의 영화를 독일의 감독 랄프 휘테너(Ralf Huettner)가 동명 타이틀로 만들었으며, 국내에서는 책과 영화 모두가 [여자, 전화]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었다. 영화는 3년인가 4년전 부천영화제를 통해서 보게 되었고, 책은 최근해 발간 된걸 알고 뒤늦게 읽었다. 주인공 코라 휩시(영화에서는 폴리)는 우연히 파티에서 만난 의사 닥터 호프만에게 호감을 느낀다. 휩시의 관점에서 본 닥터 호프만에게 가까이 가기, 호프만 꼬시기는 혼자만의 고민과 고독, 주변 친구들과의 대화와 협조, 자존심과 넘겨짚기 그리고 오해 만들기와 그것들과의 화해하기 과정을 통해 남자를 믿지 못하는 여자와 여자를 알지 못하는 남자들의 전형적인 연애 형태를 보여준다. 소설은 이러한 과정을 비교적 일기체 형식으로 담담하게 보여준다. 역시 쉽게 예상되는 바처럼 주인공의 개인적인 담화 형태로 진행되는 이 자전적인 문체는 자신의 생활에서 독립적인 성향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여성이 연애에 있어서는 얼마나 사소한 고민을 일삼고 있는지 느끼게 한다. 전체적인 문체는 가벼운 톤으로 진행되고 있어 읽는 이의 부담을 느낄 새 없이 책장이 넘어간다. 더더욱 개인적인 어투와 혼자 되내이기 같은 어법은 쉽게 읽는이의 동화를 이끌어내기 쉽다는 인상을 준다. 아주 쉽고 빨리 읽을 수 있는 컴팩트한 소설이다.


동명의 영화를 독일의 감독 랄프 휘테너(Ralf Huettner)가 동명 타이틀로 만들었으며, 국내에서는 책과 영화 모두가 [여자, 전화]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었다. 영화는 3년인가 4년전 부천영화제를 통해서 보게 되었고, 책은 최근해 발간 된걸 알고 뒤늦게 읽었다. 주인공 코라 휩시(영화에서는 폴리)는 우연히 파티에서 만난 의사 닥터 호프만에게 호감을 느낀다. 휩시의 관점에서 본 닥터 호프만에게 가까이 가기, 호프만 꼬시기는 혼자만의 고민과 고독, 주변 친구들과의 대화와 협조, 자존심과 넘겨짚기 그리고 오해 만들기와 그것들과의 화해하기 과정을 통해 남자를 믿지 못하는 여자와 여자를 알지 못하는 남자들의 전형적인 연애 형태를 보여준다. 소설은 이러한 과정을 비교적 일기체 형식으로 담담하게 보여준다. 역시 쉽게 예상되는 바처럼 주인공의 개인적인 담화 형태로 진행되는 이 자전적인 문체는 자신의 생활에서 독립적인 성향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여성이 연애에 있어서는 얼마나 사소한 고민을 일삼고 있는지 느끼게 한다. 전체적인 문체는 가벼운 톤으로 진행되고 있어 읽는 이의 부담을 느낄 새 없이 책장이 넘어간다. 더더욱 개인적인 어투와 혼자 되내이기 같은 어법은 쉽게 읽는이의 동화를 이끌어내기 쉽다는 인상을 준다. 아주 쉽고 빨리 읽을 수 있는 컴팩트한 소설이다.

이런 가벼운 책을 원안으로 한 영화는 이 소설의 밝은 기운을 더더욱 업한 느낌을 담고 있다. 영화를 본지가 3년이 넘어가서 구체적으로 소상히 떠오는 건 아니지만, 주인공 폴리의 감정선을 기본으로 두고 연애전선의 기류에 따라 빠르게 편집 된것이나 과감한 행동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친구들의 모습에서 현재의 젊은 독일 영화의 모습을 구경하기에 좋은 예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폴리가 호프만의 관심을 끌었을 땐 휘융 하늘로 쏟아버리며 날아간다거나 호프만 앞에서 망신스러운 행동을 했을 땐 쓔웅 땅밑으로 꺼져버리는 장면들은 상상력과 장난끼 어린 감독의 취향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전체적으로 MTV 적인 요소를 담아 밝고 화려한 색채들을 과감하게 쓰고 있으며, 폴리 친구들의 패션 감각 역시 뛰어나 좋은 눈요기 감을 제공한다. 소설에서처럼 그렇게 미모가 뛰어난것 처럼 묘사되진 않은 여자 주인공에게 딱맞는 여배우는 선이 굵은 전형적인 독일여성을 보여주는 것 역시 자연스럽다.

어떤 면에서 보면 브리짓 존스의 일기와 비슷한 주제와 색깔을 가지고 있는 영화이지만, 첫 섹스를 가진 후엔 절대 먼저 전화를 걸지 말라는 주문을 통해 튕기면서 결국은 자기의 뜻대로 연애를 하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전법이 어떻게 설득력을 가지는 것인지를 통렬하게 보여준다. 전화를 먼저 걸지 않는 이면에는 힘들게 참고 오해하다 미쳐가는 여자의 모습이 있음을 알게 된다. 고로, 여자를 기다리게 하지 말고 남자들은 기필코 눈치있게 행동해야 한다. 이런 눈치와 행동마저 빠른 남자가 있다면 여자 역시 남자를 무턱대고 의심하거나 배척해서는 안된다는 진리 역시 중요하다.

결국은 서로 자신의 마음을 정직하게 알고 난 다음에는 바로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는 공통 결론에 다다르게 되는데, 그때엔 그 어떤 연애의 법칙도 소용이 없으며, 부끄러움이나 자존심 따위의 계산 근거가 쓰일 틈이 없어야 한다. 물불 가리지 않고 사랑에 돌진해야만 소설의 끝처럼 따르릉~이라는 전화벨 다음엔 "내 사랑 코라"와 같은 달콤한 사랑의 확인을 상대방으로부터 선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by kinolife 2006. 9. 10. 22:39


소설                                                                   영화
글:헬렌 필딩                                                         감독: Sharon Maguire
   (Helen Fielding)                                                        (샤론 맥과이어)
번역:임지현                                                          출연: Renée Zellweger(르네 젤뤼거)
국내 출판:문학사상사                                                        -Bridget Jones(브리짓 존스 역)
출판년도:1999년(미국), 1999년(한국)                                Colin Firth(콜린 퍼스)
                                                                                    -Mark Darcy(마크 달시 역)
                                                                                 Hugh Grant(휴 그랜트)
                                                                                    -Daniel Cleaver(다니엘 클로버 역)
                                                                          제작년도:2001년

조용한 휴일을 이용해, 책들을 치우고, CD들을 대충 요즘 듣는 것과 나중에 어쩌다 들을 것들을 정리하고, 기름때 묻은 식기들을 치우려다 허걱 하며 손을 땐 이후, 친구에게 편지를 쓸까 하고 편지지를 꺼내 긁적이다 그만 둔...등등의 집안의 잡스러운 것들와 씨름하다 꺼내 본 DVD <브리짓 존스의 일기>는 이 영화를 꺼내 보기 전의 휴일의 일상적인 모습이 브리짓의 삶과 닮아있다는..내가 곧 또 다른 평범한 브리짓 같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처지가 비슷한 서른의 여자가 바로 나 이기 때문이다. 브리짓은 모든 서른 전후의 애인 없는 혹은 애인을 갈구하는 여인네 또 그도 아니라면 애인이 있다 해도 결혼하지 못한 서른의 여자들의 코드같은 이름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 작품을 본 모든 여성들의 곳곳에 자신들의 들어있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나도 크게 발을 빼지는 못했다. 어쩔 수 없는 서른이고, 또 여자이니 말이다.

영화의 원안이 되었던 영국의 여류작가 헬렌 필딩의 소설책을 펼치면 고민 가득한 브리짓의 일기가 시작된다. 하지 말아야 할것에 대한 목록과 꼭 해야되는 것의 목록이 일기의 머릿말을 짓누르지만 여지없이 다음날의 일기 머릿말에는 어제가 가졌던 자신만의 묵계가 묵사발처럼 지켜지지 않았다는 자기힐난과 함께 새로운 계획들로 채워진다. 역시 최고의 관심사는 다이어트, 건강관리, 미용.직장생활..그리고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방법들과 남자들에 대한 고백들과 같은 것들이다. 물론 친구들과의 관계들 역시 독신의 생활을 이어가는데 중요한 요소니 빠트릴 수 없다. 이렇게 책에서는 브리짓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일기라는 이야기 방식을 통해 보다 솔직하고 직접적으로 서술되어 읽는이로 하여금 자신과 일치되는 느낌을 가질 수 있게 만든다. 그래서 브지짓의 일기를 읽으면서 비슷한 또래의 여자들은 또 다른 브리짓인 자신과 만나게 된다.
책 속의 이야기는 소설의 서술방식이 일기체의 독백이다 보니, 보다 브리짓의 감성에 다가가 있다는 데 있어 소설속의 이야기는 이야기가 아닌 친밀한 대화로 받아들여지고, 그녀의 고민이 자기 고민이 되고 즐거움 역시 내것과 흡사한 것을 가깝게 느끼게 하는 것이다. 말 그대로 글과 글 사이 행간과 행간 사이의 쉼터에 비슷한 상황의 독자가 누구나 함께 이입되는 것이다. 활자 사이의 호흡이 충분히 살아 있어 책을 읽는 이들에게 쉽게 책장을 넘기게 한다

이렇게 책이 자기독백이 가지는 매력을 충분히 발산하고 있다면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는 브리짓 역을 맡은 르네 젤뤼거의 책속 독백같은 꾸밈없는 연기로 책 못지않은 솔직한 매력을 발산한다. 책을 영화화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책 속의 이야기를 적절히 취압해 버릴것은 버리고 살릴것을 살린다는 점이라는 데 있어 영화는 적당히 자기 선에 맞는 살생부를 잘 꾸렸으며, 캐스팅이라는 중요한 포인트 역시 100점 이상으로 잘 그려냈다. 책속의 조금 뚱뚱한 브리짓은 르네 젤뤼거의 늘린 살로 충분히 살려졌으며, 젤뤼거의 독백형식을 통해 개인적인 사담도 충분히 묘사됐다. 새로 옮긴 직장에서 화면 크게 보여진 브리짓의 엉덩이나 야외파티에서 바니걸 복장을 한 젤뤼거의 모습은 조금은 멍청해 보이지만, 귀여운 브리짓의 모습을 매력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특히 회사의 상사 다니엘과의 채팅장면이나, 푸른수프가 되어버리는 브리짓의 저녁식사 장면 등은 화면의 묘미가 활자보다 선명하게 브리짓의 성격을 잘 표현해 주는 장면들로 책보다 더 효과적으로 주인공들의 상활을 잘 그려냈다.

솔직한 자기 독백이 무기인 책이 객관화된 영화 속 주인공으로 변화했지만 영화는 역시 그저 그러다 할 수 도 있을 책 속의 독신녀를 모든 사람들이 사랑하고 주목하며, 관심 가지며 동일시 할 수 있는 인물로 그려냈다는 점에서 책보다 더 돋보인다. 책 속의 세세한 에피소드들을 배우들의 솔직함과 무리없는 전개로 그려냈으며 책보다는 비중이 있어보이는 두 남자를 통해 여자에게 남자가 중요한 만큼 남자들에게 있어서 여자들도 중요하다는 것을 깜찍하게 은유로 묻어두는 재치까지 읽을 수 있게 한다. 르네 젤뤼거 못지 않게 콜린 퍼스와 휴 그랜트의 연기 역시도 자연스럽다. 너무 날리는 남자역엔 휴 그렌트가 딱이고 조금은 딱딱해 보이고 재미없어 보이는 달시 역의 콜린 퍼스 역시 영화가 흐르는 시점에 따라 별 무리 없이 감정이입 되는 연기를 보여준다. 영화를 만든 감독 역시 여성으로 이 영화 한편으로 데뷔, 헐리우드의 주목을 받게 됐으니. 역시 글을 쓰든 영화를 만들든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때 진가를 발휘하는 가 보다.

꿀꿀한 집안 일에 치인 휴일을 지낸 서른살 여자들에게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는 좋은 친구가 되기에 충분하다. 물론 그 휴일을 맞기 전에 소설로 된 <브리짓 존스의 일기>을 짬짬히 읽어두고 보는 것은 더 좋다. 브리짓이 써 둔 일기 속의 세세한 표현들의 어떻게 그림으로 그려졌는지 보는 재미 나쁘지 않으니까 말이다.  

by kinolife 2006. 8. 17. 12:37
동화                                                              영화
글,그림:윌리엄 스타이크                                   감독: Andrew Adamson
          (William Steig)                                             (앤드류 아담슨)
번역:조은수                                                            비키 젠슨(Vicky Jenson)
국내 출판:비룡소의 그림동화 64                                 스코트 마샬(Scott Marshall)
출판년도:1990년(미국), 2001년(한국)                  제작년도:2001년

애니메이션 <슈렉>을 본지도 벌써 2년이 흘렀다. 그러다 우연히 최근에 관심을 가지게 된 동화책들 중에서 이 만화영화의 원안이 된 동화책을 발견하고, 신기하게 책장을 열어서 거짓말 없이 10분만에 다 읽어버리고, 다시 슈렉 DVD를 꺼내 본다. 10분짜리 책과 90분에 해당되는 영화와의 차이는 크게 말하자면, 간단한 줄거리 책과 보다 풍부해진 캐릭터와 이야기들이 선보인 만화영화 정도다. 책장을 덮고, 그리고 DVD의 전원마저도 꺼진 지금 생각해 보면 이런 간단한 이야기로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슈퍼 히어로를 만들어 내다니 대단한 헐리우드 놈들! 그저 그런 생각이 가장 먼저 든다. 거기다가 겨우 14페이지 밖에 되지 않는 어린이 그림책을 애들은 물론이고 세상 사람 누구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상품으로 변화시켰다니 그저 그 능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모든 것을 팔아낼 수 있는 진정한 슈퍼 마케터로서의 헐리우드는 그저 놀랍기만 하다.

이런 못생긴 놈! 슈렉! 슈렉의 원안이 된 윌리엄 스타이크의 동화책 속 이야기는 달랑 하나다. 진짜 못생긴 슈렉이 지만큼이나 못생긴 저만의 공주를 만나 결혼한다는 게 사실상 다다. 동화책 첫 장, 슈렉의 엄마는 못생겼어, 슈렉의 아빠도 못생겼지.하지만 슈렉은 그 두사람을 합친 것보다도 더 못생겼어...라는 확고한 반복으로 이야기는 시작이 된다. 그리고 이 못생긴 슈렉은 엄마 아빠한테 엉덩이를 차이면서 세상으로 나오게 되고 세상으로 나온 여행에서 만난 마녀로부터 아주 못생긴 공주와 결혼다는 이야기를 듣고 결국은 그 공주와 결혼한다는 이야기다. 물론 영화에서처럼 당나귀도 만나고(정말 어리버리하게 생긴 당나귀다). 굉장히 쉽게 성에서 공주를 만나서 결혼한다. 재미있는 것은 동화 중간에 슈렉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공주가 있는 성안의 어느 거울로 가득찬 방에서 괴물들을 보고 도망가는 부분, 거울 안에 비친 자신의 모습인줄 알고는 "모두 나잖아!"라고 외치면서 공포감에서 벗어나는 슈렉의 모습은 철학적이라기 보단 유머러스하다. 역시 이 동화책의 주제는 못생긴 슈렉이 저만큼 못생긴 공주를 좋아한다는 당연한 자기인식이 주는 미덕을 강조한 단순한 동화같아 보인다. 궂이 하나를 더 붙이자면, 제 눈에 안경 정도가 아닐까 싶다.


이에 비해 영화가 가장 돋보이는 점은 역시 살아있는 캐릭터. 수다스러운 당나귀나, 자기 얼굴을 보지 않고 탐욕스러운 군주 파쿼드, 명랑하면서도 자조적인 피오나 공주 같은 리얼한 인물들이 주는 즐거움은 역시 동화보다는 한 수 위로 보인다. 중간 중간에 현실 감각을 잃고 잊지 않은 대사나 상황들도 역시 그렇지만 그 무엇보다 동화의 간단한 이야기와 슈렉의 캐릭터에 보다 기존의 다른 동화 주인공들을 이용한 이야기를 만들어 낸 점이 애니메이션 슈렉의 탄생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저 못생긴 슈렉이 공주를 만나는 이야기에서 욕심 많은 영주와 그 영주 아래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동화, 만화 속의 캐릭터들을 통해 슈렉을 공주도 위험에서 구해 자신의 짝을 찾는 용감한 남자이면서도 압제자의 권력에서 만화 속의 인민 캐릭터들에게 자유를 준다는 점에서 슈렉은 적지 않은 영웅으로 사랑받을 수 있게 한다. 비록 발단이야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깨는 현실을 바로 잡겠다는 이기적인 발상에서 시작이 되었지만, 여행에서 친구도 만나고 연인도 만나고 다른 동화 속 캐릭터들도 구해내는 슈렉은 자신의 원래 목적을 찾는 것 이상의 일을 해 낸 슈렉은 정말 못생겼지만 운 좋은 놈이며, 그래서 그 별날 것 없는 못생긴 놈도 충분히 사랑받을 만한 놈으로 보여지는 것이다.


이야기나 원안의 캐릭터는 단순하나, 저아무리 못생기고 기괴한 사람도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발현할 수 있다는 기본적인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화의 간단한 이야기가 90분이라는 장대해 보이는 애니메이션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면서 사랑스럽고 참으로 대단한 인물의 스팩터클한 여행담으로 보여진다. 물론 영화를 통해 먼저 접한 이야기 이후 동화를 봐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영화 속의 인물이 주는 매력은 슈렉에서 국한 되지 않는다는 점이 동화 속의 슈렉과는 또 다른 증폭된 매력으로 다가온다. 물론 단순한 그림 속의 슈렉이 살아 움직인다는 매체의 특성 역시 무시 못하겠지만, 살아 숨쉬는 느낌을 주는 애니메이션 속의 슈렉은 동화보다 인간적이며, 동화 속 슈렉 보다 사랑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작품 '슈렉'은 원안보다 훌륭한 청출어람 작품의 좋은 모델로 보여진다. 이것이 바로 헐리우드 애니메이션이 가지고 있는 캐릭터의 힘일 것이다.
by kinolife 2006. 7. 14. 22:35
소설
글:와타나베 준이치(渡邊淳一)
니혼게이자이신문 조간에 1995년 9월부터 다음 해 10월까지 연재
출판년도:1995년
영화
감독: 모리타 요시미츠(森田芳光)
주연 : 야쿠쇼 코지(役所廣司)
         구로키 히토미(黑木瞳)
제작년도:1997년


1997년 또는 98년인가 국내에서 보기 힘들었던 일본 영화들을 복사 테이프로 보곤 하던 때 모리따 요시미츠의 영화 <실낙원>은 꽤 깊은 인상을 남겨 줬었다. 일단 야하다는 소문과는 달리 가릴부분은 잘 가리면서 사실적으로 성묘사를 표현했던 감독이 연출이 고급스러웠다는 기억이 제일 먼저 난다. 그 당시엔 야하기도 참 야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최근 들어 다시 봤더니 야하다고 말할 수 있는 수위의 장면은 없었다. 역시 시간은 심장을 무디게 하고 눈을 어둡게 하는 걸일까? 물론 5-6년의 시간 동안 더 외설적인 문화들을 접했기 때문이기도 하리라. 두 번에 5년 동안 두 번에 걸쳐 영화를 보고 작년에 헌책방에서 구한 책으로 번역된 소설까지 읽고 나서 이 작품 '실낙원'은 영화는 범작 이상, 소설은 수작이하라는 애매한 성적표가 매겨진다. 소설과 영화 모두 문학적으로, 영화적으로 각각의 가치가 있겠지만, 역시 영화는 스토리에 강하고 소설은 주인공의 심리 묘사에 강하다는 느낌이다.

먼저 영화는 두 남녀 주인공이 만나게 되고 사랑이 생기게 되고 나아가서 서로의 성감을 느끼면서 서로의 육체에 빠져들면서 깊어지는 관계에 대한 묘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물론 이들의 사랑은 그 시작이 각자 결혼 이후의 상태임을 생각할 때, 관계를 가지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가졌느냐에 관심의 초점이 맞춰지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보자면 관계를 가지는 장소나 상황에 대한 묘사가 깊어지는 관계와 성 행위에 대한 수위를 짐작케 하는 형식으로 보여지게 된다. 이와 함께 이러한 이들의 변화에 대한 주변 인물들과의 마찰 혹은 행동이 이 둘에게 끼치는 영향성에 대한 문제들이다. 깊어지는 관계 만큼이나 그들의 생활은 자연스럽게 변화했고, 그러한 변화들은 관계의 정점에 있는 이 둘에게 끝이 보이는 터널 속으로 밀어넣게 한다.

영화가 두 인물의 성 묘사에 날카로운 카메라를 속삭인다면 소설은 주인공들의 내면 세계 그 중에서도 여자 주인공의 심리 변화, 또 그에 따르는 남자 주인공의 해석들이 이들의 관계변화를 자연스럽게 이해 할 수 있게 한다. 특히 글 중간 중간에 보여지는 남자와 여자의 관계를 규정짓는 듯한 내용, 이른바, 남자는 여자를 즐겁게 해 주었을 때 가치는 얻는 다는 점에서 사랑에 있어서의 승리자 혹은 주된 권한은 여자가 가지고 있다는 작가의 해설은 마치 동물의 왕국에서 보여지는 교미기의 동물의 자태와 인간의 행위와 별반 다르지 않음을, 남녀의 관계 속에 숨겨진 원초적인 원리는 그러한 시스템에 있음을 수 많은 독백에 의해 반복,주시한다. 역시 사랑의 의미에서 외부적인 힘과는 달리 '성행위'에서의 우위에 대해서는 철저히 여성에게 무게를 주는 작가의 시선을 지극히 세심하면서도 감정적이지만, 적지 않은 신선함으로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이러한 작가의 의도가 많은 성묘사를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천박하지 않으며 또 가볍지도 않게 한다. 남녀의 관계 그 중에서도 성에 대해 궁금해 함에도 이 소설 속에서의 성은 진지한 궁극에 다달아 있어 단순한 호기심이 아닌 진정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소설이 남녀의 짙고 짙은 패륜을 다루고 있음에도 쉽게 3류 소설로 치부할 수 없게 한다.  

역시 이 작품에 있어서 소설은 각 인물들의 심리묘사에 초점을...그리고 영화는 그들의 행위를 통한 표현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데 있어 각각의 묘미가 영화는 영화대로 원작 소설은 원작 소설대로 살아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전체적으로 인물들의 감정을 전해주는 부분에 있어서는 역시 소설이 더 섬세하지만, 머리 속을 채우는 몇몇의 영화장면들은 책을 접했을 때의 사실성이나 자세함 만큼이나 강렬하게 남아 있다. 특히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보여지는 시체 검술 보고서는 소설의 설명보다 더 강렬한 문학적 효과를 영화 속에서 전해 준다는 점에서 수작인 원작 소설을 영화로 옮겨진 작품 역시도 원작을 헤치지 않는 선에서 감독의 역량이 적당한 선에서 표현된 것으로 볼 수 있겠다. 그런 면에서 <실낙원>이라는 작품은 사랑과 육체의 의미를 이만큼 솔직하고 사실적으로 그리면서도 천박하지 않다는 점에서 책과 영화 모두를 권해도 아깝지 않은 작품이다.

by kinolife 2006. 4. 18.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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